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를 줄여서 가혜만이라고 부른다.
한빛비즈 교양툰 시리즈가 벌써 여덟 번째다. 이번에는 해부학이다. 개인적으로는 교양툰 시리즈 중에서도 곤충의 진화와 함께 최고로 꼽힐 것 같다. 역시 만화도 이제 대한민국이 대세이기도 하지만 국내 작가의 감성이 더 느껴지는 것 같다. B급 감성과 드립의 향연이 펼쳐지는데 해부학에 대한 내용 자체만 생각하면 먼 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못지않은 A급 퀄리티로 생전 해부학과는 가까이도 가본 적이 없고 관심도 없던 나 같은 사람들도 흥미롭게 깔보고 배울 수 있게 했다.
11개 인체계통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골격과 근육을 중심으로 손 어깨 머리뼈 허벅지 허리 팔 목 무릎 골반 등 발 가슴 신경계 순환계 내분비계 소화계 비뇨계 생식계 등 부위별로 1 챕터씩 배정했다. 챕터마다 기존 애니메이션과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페이지 자체만으로도 만화 마니아들에게는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뼈 근육 장기를 의인화해 스토리텔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천재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근해 다귀 신경퀸 척추퀸 심장퀸 등 캐릭터 이름까지 붙였다.
어떻게 만화가가 이처럼 박해하는지 의문이 든다 정도였지만, 프로필을 보면 실제의 체육 대학 출신으로 해부학과 운동 생리학을 전공하신 편이었다.카헤만 2개도 준비 중이라는 게 기대된다.각 챕터는 처음 패러디 포스터에서 시작, 그림도 패러디이지만 제목도 패러디이다.예컨대 그 틀과 그 근육의 사정, 친절한 척추 씨, 발바닥의 나우시카 등이다.각 챕터별 설명에 이어카헤망 극장 코너가 있고 4매스의 툰을 잘 본 뒤 쉬면서 보는 해부학 칼럼을 읽으면, 더 깊은 해부학 지식을 책으로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허리와 척추에 관한 내용에 관심이 높았다.등뼈는 뇌에서 내려오는 척수 신경을 보호하되 허리 뼈는 큰 부하가 견디면 동시에 활동적인 상체와 하체를 안정적으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긴다.허리가 아픈 원인은 다양하고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반드시 허리에만 있는 건 아니다.그 하나가 허리의 반대편에 있다고 본다 배의 근육이다.배의 근육이 꼭 잡아 주지 않으면 허리가 지나치게 뒤로 휘어지는 여지가 있다.배의 근육이 약해지면 허리뿐만 아니라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배의 근육은 간뿐만 아니라 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근육이다.
특히 마지막 챕터의 피해로 슈퍼검열 챕터는 비뇨기계와 생식기계를 다루면서 제목 그대로 성적 표현을 아슬아슬하게 검열을 피하도록 은유해 상징하는 만화로 폭소가 터진다.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저기압 듀라출판 한빛비즈출시 20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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