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프랭클(글),이시현( 옮김)청아출판사

오스트리아 출신 빈 박사 2차 세계대전 당시 3년간 다하우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의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로고테라피(의미치료)를 창안했다. 죽음과 굶주림 인간 이하의 삶을 강요받는 순간에도 자신의 삶의 태도를 스스로 결정하려는 자유 의지와 긍정에 대한 확신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려낸다. 이 글을 번역한 이시형 박사도 정신과 박사로서 세로토닌, 옥시토닌 등의 개념을 알기 쉽게 해설하는 의학 서적을 집필해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분이다.

<제1부 강제수용소 체험>에서는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이 많다.

신체적으로도 지적으로도 억압받는 상황에서도 정신적으로도, 내적으로도 풍요와 자유가 넘치는 세계로 도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의 특징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나 사랑받은 경험이 있다는 것. “인간의 구원은 사랑 속에서 사랑을 통해 실현된다”고 뼈아픈 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영혼으로 교감하는 체험을 작가는 담담하게 서술한다.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신의 길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을 수 없는 것이다.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비록 모습은 뼈에 가죽만 묻어 있는 모습에 누더기를 걸치고 있어도 인간스러움을 유지할 수 있다. 오상원의 <유예>로 포로가 되어 처형되기 위해 걸어가는 순간에도 개의치 않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모습처럼, “내가 돈이 없는데 카오가 없느냐”고 외치는 베테랑 형사 아내처럼.바닥 순간에도 인간이 지켜야 할 마지막 품위를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특히 사람이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나는 동안 힘이 되는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다. 갑자기 전쟁이 끝난다는 꿈을 꾸고 이를 철저히 믿었던 사람이 그날이 되어도 전쟁이 끝나지 않자 목숨을 잃고 만 일화를 꼽는다.윤흥길의 <장마>로 삼촌이 돌아올 거라고 굳게 믿는 할머니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결국 빅터 플랭클 박사는 수용소 체험을 통해 로고테라피(의미치료) 이론을 구체화하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인간에게 삶의 의미란 1) 무언가를 만들거나 일을 하는 것이고 2) 어떤 경험을 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것이고, 다시 말해 사랑하는 것이고 3) 피할 수 없는 시련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결정함으로써 결정되는 것이다. 내 삶의 의미란 어떤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교사로서의 나의 직업의 의미, 하나님에 대한 믿음. 남편과 아이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우정과 의리, 내가 마주하고 맞설 용기.모두 현재의 나에게 주는 울림과 메시지가 명확해지는 기분이다.이 책은 반드시 구입해서 소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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